* 선유8경가(仙遊八景歌) *
|
* 선유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전경 *

* 제1경-망주폭포(望主瀑布) *

설악산의 비선대가 어느새 먼저 왔나
우뚝 솟은 바위산이 북쪽을 향해 마주보네!
임금을 그리다 돌이 된 옛 충신이
하염없이 흘린 눈물 7∼8개의 물줄기로
폭포 되어 쏟아지니 망주폭포라
뉘라서 그 풍광(風光)에 감읍(感吟)하지 않으리오.
*****************
* 제2경-명사십리(明沙十里) *

우리나라 곳곳엔 '명사십리'도 많다 만은
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에
깨끗한 물 보기 쉽지 않아
그 이름 명사십리 고운모래 십리인데
백사장 둑에는 해당화 만발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해풍을 막아서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해(人海)를 이루어 물결치니
수심(水深)도 스스로 알아 허리 굽혀 조아리고
둘로 나뉜 선유도와 무녀도의 별리(別離)가 애처로워
진말과 망주봉은 분골쇄신하여 잇는구나.
다리 된 까마귀 떼 견우직녀 해후하니 오작교라
백사장 된 모래 톱 남녀노소 야유(野遊)하니 놀이터라
십리는 못 되지만 넉넉한 품이 십리 같아
그 이름 명사십리 8경중에 으뜸이네!
**********************
* 제3경-평사낙안(平沙落雁) *

선유도 마을 뒷산에서 망주봉을 바라보면
수령도 가늠할 수 없는 팽나무 한그루
은빛 모래사장 위에 그 자태도 고고한데
물새도 날지 않아 쓸쓸한 그림자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기다리고 기다려도 기러기는 오지 않네.
기러기 온다 해도 금방 떠날 철새라서
모래톱 스스로 움직여 철새 형상 이루니
천년만년 팽나무 곁에서 온갖 풍상 다 겪으며
비바람 파도쳐도 일그러지지 않는 풍모라
오가는 사람마다 기러기 앉은 듯 여기니
그 이름 평사낙안이라 선유 8경에 들었네.
*******************
* 제4경-삼도귀범(三島歸帆) *

선유도와 무녀도 사이엔 점, 점, 점
무인도 3개가 나란히 있어
고기 떼 몰려오면 고기 반 물 반이라
갈매기, 물오리 몰려 와 바닷새 천국이라도
낭군을 기다리며 노심초사하는 아낙네는
물새는 임이련가? 섬은 범선이련가?
오매불망 그리운 마음 헛것만 보이는데
보아라! 저기 낭군이 돌아온다.
저기 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범선이 돌아온다.
그 것도 한 척, 두 척, 세 척이로구나!
오가지 않는 배도 일체가유심조라
선유도 앞마을 '진또강' 어귀엔
언제나 만선의 기쁨을 안고 범선이 돌아오니
누구라도 그 염원 허망타 비웃지 말라!
세월이 가도 그 이름 삼도귀범이라네!
[진또강] :
선유도와 무녀도사이의 여울목을 섬주민들은 진또강이라 불렀음.
******************
* 제5경-장자어화(壯子漁火) *

장자대교 근해에 조기 떼 몰려오면
고깃배 수백 척 어망 질 한창인데
보름달도 촛불 같아 사방에 밝힌 불, 불, 불
조기 비늘에도 불이 붙고
바다에도 불이 붙어 불야성이 따로 없네
모든 것을 녹여서 황금으로 만드니 황금어장이라
차가운 밤바람에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풀어라 당겨라 한 목소리 어울리면
어화(漁火) 둥둥 어화(漁火) 둥둥
장자어화(壯子漁火)가 예로구나!
조기 굽는 냄새에 침이 저절로 고이니
산해진미가 그림 일망정 왕후장상 부럽지 않네.
바닷물에 일렁이는 장자어화(壯子漁火)에
내 몸 그림자 불타도 뜨겁지 않네!
********************
* 제6경-무산십이봉(舞山十二峰) *

고군산열도(古群山列島)에 울타리가 따로 있나
방축도 울타리에 명도, 말도가 보초서니
왜 놈도 얼씬 마라 파도도 비껴가라
투구 쓰고 갑옷 입은 춤추는 산 열두 봉이
선유도만 지키나 서해바다 수문장인데
너울너울 너울이 일면 순라(巡邏) 중인 줄 알고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면
담 넘던 왜놈 무리 수장한 줄 알아라
선유봉은 사령탑
우리는 12명의 무사, 무산십이봉(舞山十二峰)!
*******************
* 제7경-월영단풍(月影丹楓) *

월영단풍(月影丹楓)
고운 단풍이 달빛 그림자와 함께 바다에 비치면
보름달 같은 환한 거울에
절세가인이 방긋 웃고 있어
충동에 못 이겨 한번 뛰어들면
물방울 몇 방울 튕기고 수중고혼 되리니
가을철엔 신시도 월령봉 엘랑
얼씬도 하지 마시게,
해발 199m에 불과하지만
단풍이 들어 나뭇잎에 불이 붙으면
그림 같은 동양화 한 폭이 타 들어가니
그 연기 봉화불인 냥 하여
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 선생도
산 넘고 물 건너 월령봉에 들었다네
금수강산엔 월령봉도 많지만
달그림자 품은 가을단풍이
윤심덕이 처럼 사의예찬(死의禮讚)을 하며
뛰어들은 바다는 이 곳 뿐일세!
*********************
* 제8경-선유낙조(仙遊落照) *

바다가 하늘과 만나면
그 것도 뉘엿뉘엿 해가 질 때 둘이 만나면
마른 나뭇가지에 불이 붙듯
온 통 불바다를 이루지만
멸치 한 마리도 익히지 못하는 그 불은
가슴에서만 타오르는 정염(情炎)의 불일세,
낙조(落照)란
하늘이란 지아비를 만난 첫날밤을
짓궂은 세상 만물이 훔쳐보고 있어
바다의 얼굴에 드러난 수줍어 붉힌 홍조라네
그리하여 만물을 잉태한 바다는
온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산고에 몸부림쳤다네,
그 바다가 그리우면
선유도로 가보시게나
그리하여 선유낙조(仙遊落照)란
어머니의 얼굴을 훔쳐보시게나!
****************************
♧ 시나브로 핀 연꽃/詩人 拜
| |